정선 UFO, 이제는 이야기하고 싶다

2008년 7월 7일 토요일이었다. 당시 거래하던 편집기획사의 요청으로 모 기업의 웹진에 수록될 기사 촬영을 위해 모 기업에서 추천한 일가족과 함께 강원도 정선을 찾았다. 화암동굴을 끝으로 모든 촬영이 끝나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일가족의 기념사진 촬영을 해줬다.

첫 번째 사진은 대략적인 노출 상태를 보기 위해 촬영한 것이다. 왜냐하면 주 피사체가 역광 상태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 사진을 촬영한 뒤 25초 뒤에 두 번째 사진을, 4초 뒤에 세 번째 사진을 촬영했다. 각각의 정확한 촬영 시각을 알 수 있었던 것은 물론 디지털 사진이었기에 가능했다.
 
참고로 아래 세 장의 사진은 모두 Canon 10D와 Tokina AT-X 12-24mm f 4 PRO DX 렌즈로 촬영한 것이며, 셔터 스피드 1/250초와 조리개 f9.5, ISO 100은 공통 사항이다. 아울러 아래 세 장의 사진 모두 원본을 최소한으로 보정한 것이며, 크기와 밝기, 약간의 색 보정과 스마트 샤픈 기능으로 약간의 샤픈을 준 것 외에는 원본과 동일한 상태다. 아울러 사진 속 일가족의 초상권과 사생활 보호를 위해 모자이크 처리를 하였으며, 모든 사진들은 임의로 사용할 수 없음을 전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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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촬영 일시: 2007-07-07 T 16시17분 2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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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촬영 일시: 2007-07-07 T 16시17분 51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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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촬영 일시: 2007-07-07 T 16시 17분 55초

위 세 장의 사진들을 보면서 이상한 점을 느끼셨는지 모르겠다. 내가 이 사진들을 촬영할 당시 주 피사체의 뒤편은 물론 상공 어디에도 비행체는 없었으며, 비행에 따른 소리도 없었다. 때문에 나는 사진 속에 이상한 물체가 포착되었다는 사실을 집에 있는 모니터에서 본 다음 알 수 있었다. 첫 번째 사진 속에 포착된 물체를 처음 봤을 때 든 생각은 큰 먼지가 CCD에 붙어있나 하는 것이다. 그러나 두 번째 사진에서는 아무 것도 없었고, 세 번째 사진에서 첫 번째 사진에 포착된 것과 매우 흡사한 형상의 흔적 또는 궤적이 포착된 것을 본 다음엔 이거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나는 전업 사진가다. 또한 일반인들에 비해 촬영 경험과 사진 관련 지식이 좀더 많은 사진 전문가다. 적어도 사진을 촬영할 때면 주 피사체 외에도 배경을 모두 살피고 노출과 구도를 최종적으로 확인한 다음 셔터를 누른다. 그러나 나는 내 사진 속에 포착된 물체에 대한 그 어떠한 인지나 자각도 없었다. 내가 이같은 글을 적고 있는 이유는 내 사진 속에 포착된 것이 외계에서 온 UFO라고 주장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어떻게 내가 인지하지 못한 물체가 사진 속에 포착되어 있느냐 하는 의문에서 비롯된 것이다.

주변의 사진가들에게 사진을 보여준 다음 내려진 결론은, 1) 1/250초의 셔터 스피드로 봤을 때 블러어(Blur) 현상이 일어난 미확인 물체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이동 중이었다. 2) 세 번째 사진에 포착된 것 또한 첫 번째 사진 속의 미확인 물체일 가능성이 크다.  3) 사진을 촬영한 곳이 주차장으로부터 직선거리로 50m 가량 떨어진 것으로 확인된 바 미확인 물체는 대략 100~150m 상공에 위치해 있었다. 4) 렌즈 플레어가 발생한 위치로 볼 때 태양이 사진 상단 우측에 위치해 있어 반사가 일어났다면 미확인 물체의 우측 부분에 빛 반사가 일어나야 하는데 좌측 상단 부분에 발광 상태가 확인되므로 자체적으로 빛을 띄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이후 세 장의 사진을 국내 UFO 연구단체란 곳에 보냈더니 회신이 오기를 내 사진 속에 포착된 것이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로드', 즉 미확인 비행생물체란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 회신에 만족할 수가 없었다. 사진 전문가인 내가 보기에 사진 속 물체는 자체 발광원을 가지고 있는 물체로 보였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들을 다시 봐주시기 바란다. 참고로, 세 장의 사진 모두 포토샵 CS3의 Unsharp mask 툴을 이용하여 샤픈을 과다하게 사용한 것으로 Amount: 150% / Radius: 100.2 Pixels / Threshold: 0 levels 로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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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사진과 세 번째 사진을 보면 분명히 어떤 물체가 확연히 보인다. 금일 오후에 정선군시설관리공단에 문의한 결과, 산불감시탑이 있는 건너편의 산은 해발 808m의 향산으로 밝혀졌다. 사진으로 봐서는 808m 높이의 산으로 보이지 않지만 아래 주차장이 있는 평지가 해발 500m에 이르므로 향산의 실제 높이는 300m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주차장에서 화암동굴 출구까지가 수직 거리로 100m에 이른다고 한다. 이를 감안해 보면 첫 번째 사진 속의 물체는 대략 200m 상공에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며 그 크기는 10m 내외가 아닐까 싶다.

시간이 덧없이 흐르면서 궁금증은 더욱 증폭되었다. 8월 중순 경에 통신사에 근무하던 지인을 통해 모 신문사의 사진부장을 소개 받았다. 사진을 촬영한 자세한 경위와 더불어 원본과 보정본 6컷을 2007년 8월 21일에 보내면서 프랑스 국립우주센터에 보내 구체적인 조사 자료를 부탁했다. 하지만 그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고, 당일 날짜로 인터넷 뉴스 기사로 발행해버렸다. 다음과 같은 어처구니 없는 기사 전문을 달고.......
<정선에 나타난 UFO (?) 2007년 8월 21일(화) 오후 5:55 [XX포토뉴스] (서울=XX뉴스) 지난 7월 강원도 정선 화암동굴 앞에서 한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의 카메라에 잡힌 미확인비행물체(UFO, 원안). 임재천씨 제공>

도대체 한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는 누구고, 임재천은 또 뭐하는 사람이란 말인가? 기사의 가장 기본인 육하원칙도  깡그리 무시한채 내 동의도 없이 기사랍시고 발행해버린 것이다. 사진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했더니 곧바로 기사 취하를 하였으나 야후 메인에 올라간 기사는 이미 온 사방으로 퍼져버린 뒤였다. 기사를 접한 사람들의 반응은 댓글에서 읽을 수 있었는데 대부분 '새, 날벌레, CCD 불량'등으로 여기는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 확인이라던가 자초지종 한 자 없이 기사를 발행했으니 사람들이 그렇게 여기는 것도 당연했다.

이후 다른 신문사에서 연락이 와서 관계자를 만났으나 이미 기사로써의 효용성이 없다고 판단했던지 더이상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짧은 영어 실력으로 프랑스 국립우주센터 홈페이지에 글을 남겼으나 회신은 받지 못했다. 일이 여기까지 이르자 나 스스로도 기진맥진하여 일단 내 사진 속에 포착된 미확인 물체와 관련한 내용에 대해 함구하기로 하고 지금에 이르렀다.

2년의 시간이 흐른 다음 오늘 이렇게 내가 촬영한 미확인 물체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이유는 여전한 궁금증 때문이다. 내가 촬영한 사진을 보면서 어떤 이들은 새가 아니면 날벌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세상엔 셔터 스피드 1/250초를 거스를 만큼 빨리 비행할 수 있는 어떤 물체나 생명체도 존재하지 않는다. 250분의 1초란 시간은 말 그대로 1초를 250 등분한, 인간의 시간 개념으로 본다면 상상하기 힘들만큼 빠른 속도의 시간이다. 그러므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된 그 어떠한 종류의 물체나 생물체도 그대로 정지한 채 또렷이 보여져야 한다. 그러나 사진 속 미확인 물체는 분명 정지하였으나 그 형상이 또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250분의 1초의 시간을 거스른 것이다. 더군다나 세 번째 사진 속에선 그 형상 조차 감춘 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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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내 사진 속에 포착된 이 물체는 무엇일까? 이 물체가 외계에서 왔던 그렇지 않던 간에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어떤 물체가 모습이나 소리 없이 사진에 포착되었다는 것은 분명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이는 내가 인식하는 이 세계의 범주를 벗어난 무엇인가가 내 곁에 존재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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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보시는 분 가운데 이 물체의 형상을 정확하게 구체화시켜 보여줄 수 있는 포토샵 전문가라던가, 이 같은 내용을 프랑스 국립우주센터에 제보할 분의 도움을 기다린다. 아울러 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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